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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의외로, 나도 미래를 신경 쓰는 사람이었다. 낮에는 벤치에서 졸다가 저녁엔 화장실 한 칸에서 잠이 드는 노인의 팔뚝에 익숙한 문신이 새겨져 있는 장면 같은 걸 떠올리면 잠이 번쩍 달아난다. 노년의 빈곤이 두렵다. 망가지는 몸만으로도 괴로울 텐데, 그 몸이기에 가속될 빈곤은 더욱 견디기 힘들 것이다. 이십 대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단지 젊다는 이유로, 멍청하고 무례하던 나를 써준 고용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혹은 젊다는 이유로 밥이나 술을 턱턱 사는 인생 선배들도 있었다. 젊음은 보기에도 좋고, 어울리기에도 좋다. 심지어 체취도 좋다. 수렵 사회의 우두머리는 청년이고, 농촌 사회의 우두머리는 노인이었다. 사냥은 힘으로 하고, 농사는 지혜로 지었다. 사회 구조의 변화로 노인의 지혜가 쓸모를 잃은 ..
사형 지켜볼 용기25.2.1. 이 책을 처음 펼칠 땐 완전히 흥분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소리쳤다. 이 새끼 완전히 윤석열이랑 똑같네! 이재명도 이런 식으로 당했잖아! 조국은 가족까지 잡아가놓고 나경원 도망치는 건 봐주는 사례가 이 나라에도 있어!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하는 소리도 완전 똑같잖아! 민주주의를 도입했다고 자랑스러워하던 나라들이 왜 비슷한 꼬라지를 겪고 있는지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 그러다 점차 차분해졌다. TBS도 이렇게 당했지. 폭동 일으켜 놓고 경찰 책임이라고 하는 사람도 어디에나 있구나. 그래도 이재명보다 윤석열이 낫다고 하는 새끼들처럼, 그래도 사회주의자보다 히틀러가 낫다고 말하는 새끼들이 프랑스에도 있었어. 우리나라만 겪은 일이 아니다. 국민의힘만, 애국청년뭔쌍놈들만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