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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슬램폭행 (2)
성북동 글방 희영수
슬램폭행에 대한 글을 쓴 뒤에도 한동안 찝찝했다. 그 찝찝함이 싫다. 사실 단순한 일인데. 누가 내 신체를 고의로 때렸고 나는 그게 싫다. 나 같은 피해자가 또 없길 바란다. 그래서 글을 써서 알렸다. 다음 공연에서 동의 없는 폭행이 또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알려지길 바랐다. 실제로 내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이 정도다. 뭐 마이크를 뺐고 공연을 중단시킨 뒤 경찰이라도 불렀어야 했나? 다시 돌아간다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어쨌든 이 찝찝함의 근원에 대해 파헤쳐봐야 속이 시원하겠지. 며칠간 이어진 고민은 그걸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찝찝함의 첫 번째 원인은 이것이었다. 피해를 알리는 과정에서 예민하고 호들갑스러운 사람으로 비칠까 봐 걱정했다. 별 것 아닌 일을 키우는 성가신 사람이라고 여겨지고 싶지..
6월 19일 오늘 저녁 라이즈호텔 15층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여덟명 가량의 남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아마 그 가해자들은 그 행위를 ‘슬램’이고 ‘공연 문화’ 중 하나라고 변명할 것이다. 슬램은 소위 말해 펑크나 메탈 공연에서 벌어지는 뺑소니 사고이다. 그 이상의 친절한 설명은 하고 싶지도 않다. 오로지 가해자만이 ‘문화’라고 부르는 행위일 뿐이다. 효도앤베이스 밴드 공연 중 마지막 곡이 시작되던 찰나에 갑자기 일고여덟 명의 남자들이 떼를 지어 공연을 즐기던 사람들을 밀쳐내고 가운데로 뛰어들어 마구잡이로 뛰면서 서로에게 몸통박치기를 했다. 앞자리에서 공연을 즐기던 나는 황소처럼 날뛰는 가해자들에게 부딪혔고, 이 정신없는 과정에서 겨우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며 바깥으로 도망쳤다. 밖으로 나와보니 내 앞과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