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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생일선물 (1)
성북동 글방 희영수

이틀 전 생일이었다. 그러니까 어린이날 전날인 5월 4일 말이다. 어렸을 땐 어린이날과 생일 선물을 쿨하게 퉁쳐서 하나로 주는 부모님 덕분에 생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동생은 생일과 어린이날 받는 선물이 다른데, 나는 왜 하나로 끝인가. 그러나 어차피 부모님께 선물을 받아도 썩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선물을 보고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간 도리어 생일날 혼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난 뒤엔 생일 선물의 개수나 여부에 연연하지 않으려 애쓰게 되었다. 차라리 받지 않는 것이 혼나기 싫어 억지로 기뻐하는 표정을 짓는 것보다 마음이 편하다. 우리 가족은 상대방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고르는 것도, 선물을 받고 감사를 표하는 것도 서툴렀다. 엄마와 아빠 역시 선물을 받으면 여기저기 싸구려를 받..
2021-2023 긴개
2023. 5. 7. 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