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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글방 희영수
0815 월 / 날아다니던 보물 찾기 / 긴개
실내에서 볼일 보는 것을 수치스러워 하는 개들 중 하나가 우리 집에 산다. 이 개는 자신이 집안일을 돕기는 커녕 배설물 처리까지 요구하기가 염치 없는 일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개는 집 안에서 절대 볼일을 보지 않는다. 대신 드넓은 하늘 아래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배변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덕분에 우리가 함께 살게 된 이래로 하루 세 번의 산책은 눈과 비도 막지 못하는 중대한 일과가 되었다. 그러나 이 산책이라는 게 보호자 입장에선 썩 재미가 없다. 매일 같은 코스의 산책이 즐거운 건 개 뿐이다. 함께 걸을 때의 리듬은 불연속적이고 예상하기 어려운 전개를 보인다. 개가 몇 걸음 걷다 말고 자꾸만 멈춰서서 코를 킁킁거리기 때문이다. 어찌나 신중해보이는지 이제 그만 가던 길 가자고 채..
2021-2023 긴개
2022. 8. 16. 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