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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고양이간암 (2)
성북동 글방 희영수

그래, 고양이는 죽었냐? 집을 나서며 만난 동네 할머니한테 인사를 했더니 돌아온 말이다. 어딘지 섬뜩한 이 말은 사실 비아냥대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오히려 걱정 어린 눈망울로 인사하는 할머니로부터 나왔다. 우리 집 첫째 고양이 호두가 간암으로 병원에 다니며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로 동네 할머니들은 나를 볼 때마다 고양이의 안부를 묻곤 했는데, 막상 입 밖으로 나온 말들은 대개 저런 투였다. 나는 그 말의 어감에 화들짝 놀라면서도, 그 말을 건네는 정감 어린 표정에 그만 피식 웃어버렸다. 다른 누군가가 저런 말로 내 고양이 안부를 묻는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서로의 얼굴에 주먹을 메다꽂는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들이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기에 싸우는 중인가 귀 기울여 들어..

고양이도 간암에 걸린다. 동물의료센터 수의사의 소견에 따르면 우리 집 첫째 호두의 간에서 발견된 이 종괴는 악성일 가능성이 높다. 외부기관에 정밀검사를 맡기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항암 치료의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오늘 오전 또다시 의료센터에 다녀왔다. 이미 며칠 전 이곳에서 이박 삼일 간 입원을 했던 호두는 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버둥거렸다. 호두는 무엇으로 병원에 왔다는 것을 감지할까. 강아지가 겁에 질려 짖는 소리, 예민해진 고양이가 사납게 우는 소리, 소독약과 낯선 동물들의 냄새, 치료실의 강한 불빛, 보호자들의 걱정 가득한 말소리. 그 무엇도 반가운 자극은 아니리라. 도망갈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자 호두는 품 속으로 조용히 머리를 파고들었다. 나는 그저 머리를 몇 번 쓰다듬으며 이름을 불러줄 ..